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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따샤 생각

줄리안으로 시작해 다른 사람으로 끝난 플로브디프

플로브디프에서 정말 웃긴 에피소드가 있다.

이곳에 처음 도착한 날 호스텔에서 만난 줄리안이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내 이상형인 더티 섹시에 60% 근접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호감을 가졌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성적 끌림이랄까..

3일째? 4일째 되는 날에 자고 있던 나를 깨우면서 그는 "유 원트?"라는 말을 하길래 결에 이건 뭔가 싶었다.

나는 당황한 채 아니라고 거절을 했고 상황은 종료됐다.

이걸로 끝인 줄 알았지만 플로브디프에서 마지막 날 아침에 그가 나를 보고 자기위로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나는 완전히 패닉이었다.

이건 뭐지? 이건 뭔가?? 방 안에서 톰도 있는데 쟤는 왜 저러나 싶었다.

그렇게 플로브디프에서 마지막 추억을 더럽게 장식해 준 줄리안이다.

정말 어이없게도 소피아로 돌아가서 줄리안이 계속 생각나는 거다.

그래서 나는 6일 만에 다시 플로브디프로 돌아갔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한번 자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참 나도 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돌아간 플로브디프 호스텔에서 왠지 그가 떠났을 거 같아서 실망감이 들었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그가 있는 것이다.

그가 먼저 "오 따샤 블라블라" 하면서 나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좀 지었다.

그러나 다시 본 그는 너무 못생겼고 무례했다.

마음이 싸악 식는 것이다.

아니 이딴 새끼를 보려고 다시 온 나를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점점 더 싫어지고 싫어져서 나는 완전 그를 싫어하게 됐다.

지금 이곳에 다시 온 이유를 생각해 보면 실소가 터진다.

이 에피소드를 생각해 보면 정말 인생이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플로브디프는 줄리안으로 시작해 다른 사람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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