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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따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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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요즘 얘기를 좀 하자면 연애란 것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연애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원데이 투데이가 아니다. 이주가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식사를 하거나 데이트를 하러 나간다거나 그런 적이 없다. 참 이상하다. 아! 어제 곁다리로 처음으로 둘이 아닌 셋이서 밥을 먹었다. 거의 반 강제로 내가 같이 먹자고 사정해서 먹은 거였지만 말이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마음먹었던 것이 내가 떠나는 날까지 이 친구와 밥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반항심이 깃든 나의 마음이다. 그래? 그렇다면 나도 너와 함께 밥을 먹지 않겠다. 어제 둘이서만 밥을 먹은 것이 아니니 이건 나의 다짐이 깨진 것은 아니다. 언제나 내가 같이 먹을래? 투게더? 이렇게 물으며 "나는 음식을 가지고 있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한..
... 잘 지내나요? 잘 지내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이 들면서도 왜 섭섭한 마음이 들까요. 나는 사실 잘 못 지내요. 당신 생각으로 미련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나의 오만했던 감정이 이제오서 후회를 하고 있어요. 당신은 최선을 다했더 거 같아요. 아마 그래서 내게 더이상의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 거겠죠. 고마웠어요. 그리고 미안했어요. 나의 이기적인 감정이 모든것을 망친 거 알아요. 그때의 나는 너무나 어리석었고 이상했어요. 당시에 절망적이었던 나에 대해서 당신에게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이기적이게 굴었던 당시의 내 모습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이렇게 나는 힘들어하고 있어요. 때론 당신을 원망하기도 해요.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계획했던 대로 행했을 텐데 왜하필 그 시기에 만나서 나를 계속 되게 만들었을..
감당한다는 건 오로지 혼자서만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사실 대부분 인생을 살다 보면 그런 일들이 대다수다. 나는 생각보다 혼자서 많은 것들을 잘한다. 그러나 나는 길을 잃었다. 꽤나 긴 시간동안 길을 잃었고, 지금도 "다시 길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흐르는 시간 동안 명확히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오로지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것이었구나. 그저 나와 합의를 봐야만 했던 것이었고, 나는 그 사실을 외면한 채 끌려다녔던 것이다. 잘 될것이다. 혹은 나아질 것이다 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아도 나아갈 테고, 어떻게든 혼자서 감당하고 또 감당하겠지. 문득 처절하리만치 곤두박질 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감당하기 너무..
모순덩어리 나 최근에 어떤 이를 만난 후 그런 생각이 계속 든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고 내가 잘났는가 한다면 전혀 아니다. 나는 현재 직업도 없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도 않다. 어쩌면 말이 좋아 여행자이지 그냥 백수다. 물론 소소하게 하는 것들은 있지만 그것은 최소한의 삶을 살기 위해 하는 것들이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팔자 좋게 여행이나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 내가 누군가에게 실망할 수 있는 일인가.. 나도 참 모순덩어리다.
다섯번이나 다녀온 플로브디프(Plovdiv) 플로브디프를 어쩌다 보니 다섯 번이나 다녀오게 됐다. 불가리아 모든 곳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가장 낭만이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플로브디프는 모든 것에 너무 지쳤고 상처받아 찾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2주가량 있으면서 조금씩 나는 회복했고, 조금 지루하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맛난 베이커리 집을 찾았고, 블로그에서 추천한 작은 커피숍도 좋았다. 소피아에 예약해 놓은 호스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했다. 나는 다시 플로브디프를 찾았고 으쌰 으쌰 하는 마음이었다. 호스텔에 머물면서 몇몇의 사람들을 만났고, 친구도 생기고 예기치 못한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정말 혼란스러운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련을 한가득 끌어안은 채 바르나로 떠났고, 다시 소피아로..
더이상 타로를 보지 않아도 괜찮다 요 며칠 타로를 정말 많이 봤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 분출하지 못한 감정들은 끝이 난 상황에서 폭풍처럼 밀려왔다. 누군가는 3일이면 된다고 했고, 어떤 이는 펑펑 울라고 말했다. 3일이 지나도 난 여전히 미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눈덩이처럼 쌓여 더 힘들었다. 펑펑 울지도 않았다. 하루하루 어떻게는 나의 일상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도 나를 위로하고 싶은 건 왓츠앱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보면서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미련스럽게 쳐다보면서도 내 감정에 휩싸여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생각이 났지만 그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미련이기에 그렇게 스스로 감당했다. 끝난 이에게 질척 거려 볼 수도 있지만 추접하다는 생각이 더 컸다. 몇 주가 지났고 나는 이제 나름 괜찮다. 그리..
적어도 스스로에겐 이해받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평생 한국에서 본 바다보다 이곳 바르나에서 바다를 더 많이 봤다. 거진 매일 바다를 보러 호스텔에서 준비를 하고 나온다. 날씨가 추워도 가지고 있는 옷들을 껴입고 바다를 보러 나온다 이것이 이제 나의 일상이 되었다. 사실 바르나에서 바다 말고는 아직 딱히 일상을 보낼 곳을 찾지를 못했다. 매일 보는 바다는 날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무언가 깨달음을 주거나 인생을 알 것 같지는 않다. 뭐 생각해 보면 평생 바다에 산 사람들이 인생을 다 알 거 같지는 않다. 어릴 적 본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인생의 실연을 겪고 바다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인생이 바뀌는 터닝 포인트를 맞는다. 그것은 영화일 뿐이라는 것을 오늘 또 한 번 깨닫는다. 나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생이 아름답다고도 나는..
그냥 타이밍은 끝난거다 3월 11일 목요일이다. 계획 대로였으면 어젯밤 야간 기차를 타고 바르나를 향했어야 했다. 아직 플로브디프에 있다. 어제 생각지 못한 메시지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큰 오해를 하고 있었고 번역기를 열심히 돌리면서 그게 아니라는 구구절절한 설명을 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듯하다. 말이 통했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것들도 이렇게 큰 오해가 생겨버리니 말이다. 결론적으론 내가 그를 잡았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그를 잡았다고 잡힌 건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그냥 어제 오해를 푼 채 바르나를 갔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돌릴 수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젯밤 그에게 함께 있다 바르나로 가자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없다.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